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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랜딩 스토리] 2. 내 곁의 이동 친구, 알파카 - 네이밍과 BI

<지난 이야기>

[리브랜딩 스토리] 0. 고고씽은 왜 알파카가 됐을까?

[리브랜딩 스토리] 1. 매스아시아가 생각하는 이동의 가치 - 미션과 비전


 

알-하 ! 지난 시간에는 매스아시아 팀의 미션과 비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동의 가치를 내부에서 재정의 해보고, 그렇게 정의된 '사이를 가깝게 만드는 이동'을 표현해 나가는 것으로 이번 리브랜딩의 방향이 정해졌지요. 

그 다음 순서로 고민하게 된 것은 바로 네이밍이었어요. 특히 브랜드 이름에는 단순히 가치를 표현하는 것 외에도 상표권이라는 제약이 있어 조금 더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지요. 고고씽이라는 이름 역시 상표권 이슈가 있어,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었고요.

이에 따라 저희가 신규 네이밍을 고려하면서 세운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우리의 미션과 비전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2.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나 추후 비즈니스 확장 가능성을 고려한 네이밍이어야 한다.

3. 상표권 이슈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위의 기준을 바탕으로, 먼저 서로의 추상적인 연상들을 하나로 모아가기 위해 이미지 벤치마킹을 진행했어요.
지난 시간에 정리했던 키워드들(휴머니즘, 프렌들리, 따뜻함, 비정형, 활기, 생동, 장난스러움, 친근한, 라이프, 재미, 이동)에 기반해 우리와 어울릴 만한 연상 이미지들을 찾아가는 작업이었답니다.

우리 브랜드는 어떤 이미지로 기억될까? (출처: Pinterest, Dribbble, Behance)


각자가 바라보고 떠올리는 이미지가 어느정도 정리되자,  알파카, 루티, 아미고, 파도, 유니콘 등 다양한 네이밍 후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그 중 상표권 검토와 내부 의견 수렴을 통해 알파카와 파도가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되게 되었죠!
각각의 네이밍에 대해 매스아시아팀이 생각한 장단점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알파카 ALPACA
+ 워딩 자체의 음성적 강력함 (ㅍ,ㅋ의 파열음)
+ 동물 알파카의 개성있고 재미있는 이미지 활용
+ 귀여움, 따뜻함, 폭신함, 친근함
+ 연상되는 이미지가 명확함
- 사업의 확장성
- 고정된 이미지에서 탈피, 변형하기 어려움

파도 PADO
+ 밀물, 썰물의 움직임이 갖는 이동성과 연결성
+ 파도 타는 행위(서핑)에 담긴 재미, 역동성
+ 사업의 확장성
+ 표기의 유니크함
- 특정 계절(여름)의 이미지가 강력
- 친근, 따뜻함 보다는 자유, 시원함의 이미지
- 유사한 네이밍의 타 브랜드 존재

'알파카' 브랜드 컨셉 스케치
'파도' 브랜드 컨셉 스케치

 

알파카와 파도, 두 개의 후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건 정말로 어려운 일이었어요.

특히 지금 단계에서는 추상적인 가치나 텍스트 위주로 이야기하다보니 '어느 것이 옳다!' 라고 확신 있게 말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죠.

다행히 디자인 팀에서 각각의 네이밍과 의미소에 걸맞는 다양한 디자인 컨셉 스케치를 준비해, 이를 바탕으로 내부의 의견을 들어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디자인 팀의 피땀눈물이 담긴 디자인 스케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우리의 브랜드 이름은 '알파카'가 되었어요. 앞서 얘기한 '사이를 가깝게 만드는 이동'을 위해선 파도가 가진 청량함 보다는 알파카가 가진 따뜻함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짧은 시간 파도에도 많은 정이 들었지만 파도 역시 별도의 상표권 취득 절차를 통해 훗날을 도모(...)하기로 했답니다.

장고 끝에 네이밍이 결정되고 나니, 다행히 로고를 포함한 BI는 앞서 나왔던 디자인 스케치 중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던 안을 바탕으로 곧장 디벨롭해나갈 수 있었어요.

첫 공개 때 큰 반응을 얻었던 스케치 시안
이리저리 깎고 붙이고 디벨롭 한 끝에...

 

최종 완성된 알파카 BI

 

여기에 추가로 '내 곁의 이동 친구'라는 컨셉에 어울릴 카피를 고민하게 되었고, 런칭 초기인만큼 우리의 가치를 명확히 표현해 줄 수 있는 '이동은 편하게, 사이는 가깝게'가 알파카의 첫 브랜드 카피로 결정됐지요.

이렇게 알파카라는 새로운 브랜드의 BI가 하나씩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해 볼까요?

- 미션 '개인의 생활 반경은 넓히고, 우리 사이의 거리는 가깝게 만든다'

- 비전 '이동을 쉽고 편하게, 사람들을 더 가깝게, 세상을 더 재밌게'

- 컨셉 '내 곁의 이동 친구, 알파카'

- 카피 '이동은 편하게, 사이는 가깝게'

어느 한 브랜드의 시작을 처음부터 고민하고 준비하면서 많은 걱정과 우려가 앞서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미션과 비전을 함축하면서, 우리 서비스를 상징하고, 개성 있으면서, 듣자마자 감탄이 나오는, ... 그런 만능의 브랜드가 이 세상에 있을까요? 사과(애플)라는 이름이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의 휴대폰과 노트북에 자리하게 될 줄 어느 누가 예상할 수 있었겠어요.

따라서 새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어색한 것이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걸 우리는 이해하고 넘어가야 해요. 이를 극복하고 총체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유니크한 브랜드 자산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겠지요.

저는 브랜딩의 최종 목표가 '대체할 수 없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대체할 수 없음'은 하나의 이름에서, 하나의 미션에서, 하나의 로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에 기반한 총체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만들어진다고 믿어요.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와중에도 내부에서 의견을 묻고 정리하고 수렴하는 그 모든 과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던 것도, 진정성을 갖추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작업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범람하는 공유 킥보드 사이에서 알파카가 대체불가능한 브랜드가 되어가는, 그 진정성 있는 여정을 모두와 함께 하고 싶어요. 그래서 다음 시간에는 드디어 모두가 궁금해하는 '알파카 캐릭터 개발 과정'을 공유하려 합니다! 이 글을 업로드하는 시점, 회사의 이사도 끝났고 리브랜딩 후 서비스 안정화 작업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답니다.(짝짝짝)

그럼 열심히 준비해서 재밌는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안녕-!